015. [ Photomaton Play; Kiss & Hug ] | 1998, 지하철 자동사진기에서 주연수씨와 함께

016. [ Photomaton Play; Kiss & Hug ] | 1998, 지하철 자동사진기에서 염중호씨와 함께

 

지하철의 자동사진기(포토마통)라는 공간은 무척 재미있는 공간이다. 공공 장소에 속한 사진기 내부의 영역은 짧은 커튼만 두르면 개인적인 공간이 된다. 그리고 자동사진기에는 (당연하게도) 우리를 응시하는 사람(사진사)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의 모습은 그 어떤 촬영에서보다 긴장되고 어색한 표정으로 응결되어 우리를 실망시키곤 한다. 게다가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유는 밝힐 수 없지만, 지하철 자동사진기가 무척 에로틱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종종 포토마통으로 놀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Kiss & Hug" 시리즈다. 흥미로운 고찰대상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초대해 함께 자동사진을 찍는데, 첫 번째 플래시에서는 키스를 하고, 두 번째 플래시에서는 껴안도록 지시한다. 이외 자세한 디렉션은 주지 않고, 초대받은 이의 재량에 맡긴다. 좁은 원형 의자에 둘이 함께 앉아 사진을 찍는 일은 의외로 대개 즐겁다. 그러나 이 작업은 무척 개인적인 것이므로 오리지널 프린트를 대중에 공개할 생각이 없다. 적어도 아직은 그렇다. 복제된 이미지라 해도 이 두 작업 외에는 세상에 내놓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 작업은 종종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전체 시리즈의 공개는 적어도 60살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